재건축 앞둔 집에 전세로 산다면? 나가야 할 때와 보증금 지키는 법
재건축 구역에 세 들어 살고 있다면 언제 나가야 하고, 이사비·보증금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이주비 권리가 다릅니다.
복지비서 뉴스팀 · 정부 공식 발표(정책브리핑) 기반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이주가 늦어지는 세입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구역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는 전체 세대의 약 70%가 세입자여서, 이들의 이주가 늦어지면 사업 전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입니다. 조합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에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사업구역 내 부동산을 더 이상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도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면 세입자는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즉 관리처분인가가 난 곳에 살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조합이 정한 이주기간 안에 나가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세입자가 아무 보호 없이 쫓겨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비·이주비를 받을 수 있는지, 보증금은 어떻게 지키는지는 사업 유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 실제 권리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보증금 돌려받기 전엔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관리처분인가 이후라면 이주 의무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보증금을 못 받은 채 무조건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입자는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집을 비워주는 '명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집주인이 경제적 여력이 없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조합이 세입자의 이주를 돕기 위해 집주인 대신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즉 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지킬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 보증금 반환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서둘러 짐을 빼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이미 관리처분인가가 난 곳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주를 계속 미루면 명도소송 등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되, 조합·집주인과 이주 일정을 협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재개발은 이주비, 재건축은 다릅니다
이사비·이주비를 받을 수 있느냐는 사업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재개발 사업은 공공성이 강해서, 사업인정고시일 이전부터 살다가 재개발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세입자는 조합으로부터 일정 비용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반면 재건축 사업에는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소유자나 조합이 별도로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없다면, 세입자가 이주비를 받을 법적 권리는 원칙적으로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재건축 구역 세입자라면 계약 단계나 이주 통지를 받은 시점에 소유자·조합과 이사비 지원 여부를 명확히 협의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리처분인가 전까지는 주변보다 저렴한 시세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후 이주 지연에 따르는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강남 재건축은 '종부세 기준일' 앞두고 이주 속도전
세입자 이주가 빨라지는 배경에는 세금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추진하면서, 서울 강남구 압구정을 비롯한 초고가 재건축 단지들이 이주·철거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은 매년 6월 1일입니다. 이날 건축물대장상 '주택'이 남아 있으면 높은 주택분 종부세가 부과되지만, 그 전에 이주를 마치고 건물을 허물면(멸실) 토지 또는 입주권 상태가 돼 주택분 종부세 대상에서 빠집니다. 압구정4구역은 2028년 6월 1일 전 이주·멸실을 목표로 정한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첫 사례입니다.
이는 곧 세입자 입장에서 예상보다 이른 이주 통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은마아파트 등 세입자 비중이 높은 단지에서는 대규모 이주가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만큼, 계약 만료 시점과 이주 일정, 보증금 반환 계획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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